엔프라니의 저렴이 포지션 브랜드인 홀리카홀리카는 미샤의 어퓨 같은 자손 격 브랜드다. 애초에 엔프라니도 미샤와 비슷하게 2000년에 런칭했는데, 엔프라니는 미샤와는 다르게 저렴이 로드샵 브랜드가 아닌 나름 국산 명품으로 만들고자 기획된 제일제당(현재 CJ)의 브랜드였다.
때문에 런칭 이후 10년 넘게 저렴이 시장을 확보하지 못한 엔프라니가 저렴이 시장에 새로이 진입하고자 2010년에 런칭한 브랜드가 바로 홀리카홀리카 되시겠다.
홀리카홀리카는 박 터지게 싸우던 그 당시의 저렴이 시장에서 의외로 별 다른 저항 없이 무혈입성할 수 있었는데, 이는 경기가 한창 풀리고 대운하를 건설하겠다며 삽질하고 있던 그 시절을 연상하면 이해하기가 한층 쉬워진다.
G20 정상회의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던 해, 어차피 브랜드를 만드나 안 만드나 큰 차이가 없던 엔프라니 입장에 저가 시장 공략을 위한 브랜드 준비는 이 시점부터 다져놓는 게 옳을 거라 판단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이 판단은 아주 좋게 들어맞아서 당시 로드샵들 사이에 경쟁할 필요도 없이 그냥 존버 하여 인지도를 쌓는 데 성공했다.
어차피 저가 로드샵 시장은 더페이스샵이 정복해버려서 그 아래에 있는 브랜드들끼리 싸워봤자 아무런 득도되지 않으니 홀리카홀리카는 그냥 가만히 있음으로써 소비자에게 차즘 조금씩 인지도를 쌓아가는 쪽을 택했다. 물론 지금 와서는 택도 없는 소리지만 당시엔 정말 저게 가능했다.
요즘엔 온라인 말곤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 하나 만드는 데에도 어마어마한 예산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보면 시대를 잘 탄 거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요즘 근본 없는 브랜드들과는 달리, 홀리카홀리카는 몇 안되는 근본 있는 저렴이 브랜드에 속한다. 문제는 아버지가 엔프라니라 적극적인 브랜딩은 따로 하지 않고, 느슨한 경영으로 꾸준하기만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니즈를 충족시키기엔 뭔가 한 20% 아쉬운게 없지 않아 있는 듯.
근본이 있어도 쓸 게 없는 브랜드는 흔치 않은 편인데 홀리카홀리카 특유의 방만함 덕분인지 딱히 더 얘기할 게 없다. 있어봐야 아이섀도우에서 이물질 나온 정도인데, 이 정도 이슈는 어느 브랜드든 다 있는데다 잘 넘겨서 크게 집고 넘어갈 내용도 아니었고..
진짜 엔프라니 자식 아니랄까봐, 하도 쓸 게 없어 몇 가지 제품이라도 설명할까 했는데 어차피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을 것이고, 크게 유명한 제품도 없이 대체적으로 무난해 그냥 저냥 쓰기 좋다는 정도 말고는 언급할 것도 없다. 누구네 자식과는 참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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