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oir / 에이프릴 스킨(April Skin)에 대해 알아보자
흔히 얘기하는 근본 없는 브랜드는 자사의 이력을 상세하게 써놓는 걸 굉장히 꺼려한다. 오죽하면 자사 홈페이지에도 연혁은커녕 자사의 제품 사진과 모델에만 시선을 두게 만드는 브랜드가 태반일 지경이다. 연혁 페이지가 아예 없는 브랜드도 굉장히 많은 편이다. 이런 브랜드들은 보통 패키징을 엄청나게 예쁘게 만들거나, 마케팅을 기깔나게 뽑거나, 어떻게든 만들어놓고 팔아버리는 데에 초점을 두는 편인데 지금 소개하는 이 브랜드, 에이프릴 스킨은 약간 다르다. 이 브랜드는 자신의 성공 신화를 하나하나 쌓아 올렸음을 증명하고자 하는 듯하다.
2014년, 에이프릴 스킨은 매직 스톤을 출시했다. 그냥 비누다. 예쁘게 잘 만든 비누. 근데 어찌 된 모양인지 SNS 마케팅이 레알(...) 흥하면서 매출이 순식간에 억 단위로 넘어갔고, 기쁨의 엉덩이춤을 추고 있을 때 에이프릴 스킨은 차분하게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했다. 철저한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에이프릴 스킨이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기까지 불과 2년, 올리브영과 백화점에 순차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하더니 이젠 하나의 국민 브랜드로서 자리 잡게 된다.
천연성분이고 사회공헌이고 따지는 건 신생 코스메틱 브랜드의 트렌드인 만큼 구색 갖추기 겸 이미지 살리기니 긴말은 생략하겠다. 그래도 에이프릴 스킨은 적어도 다른 브랜드보다 근본이 없다고 하기에 약간 애매한 감이 없지 않나 싶다. 스스로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하나하나 쌓아올라가는 에이프릴 스킨은 다른 브랜드보다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오나 보다. 패키징도 이쁜건 이쁘고 구린 건 구린데, "에이프릴 스킨이니까" 하고 납득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에이프릴 스킨이 클렌징과 스킨케어에 주력했던 만큼 색조 시장에는 진입하지 않았는데, 그동안 잘 닦아놓은 브랜드인 만큼 어떻게 보면 타 브랜드의 시장 진입보다 굉장히 보수적이고 안정적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볼 수 있을 듯 싶다. 칭찬만 늘어놓으니 뒤가 구린 느낌인데 나는 에이프릴 스킨에 돈 하나 안 받았다. 보라 저 패키징, 보기만 해도 내던지고 싶은 디자인 아닌가. 저런 걸 누가 사.
그래도 저 돈이면 클리오나 에스쁘아가 더 나아 보이긴 한다. 어차피 선택은 소비자의 몫, 이상으로 건전하게 육성한 브랜드. 에이프릴 스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