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oir / 베네피트(benefit)에 대해 알아보자
틴트의 원조이자 근본인 베네피트는 1976년 쌍둥이 자매인 진 포드와 제인 포드가 샌프란시스코에 메이크업 전문점인 '더 페이스 플레이스'를 열면서 시작되었다. 그녀들의 목표는 일 매출 단 33달러, 적자만 면하자고 창업했던 게 예상보다 잘 나가게 되면서 초기 컨셉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그녀들이 생각했던 더 페이스 플레이스의 컨셉은 화장품 판매를 기본으로 여러 뷰티 문제의 해결사를 자처하는 곳이었고 이는 당연히 세상에 없는 제품을 창조하기에 이르는데, 그 제품은 다름 아닌 틴트였다.
사실 틴트라는 명사 자체는 베네피트가 '로즈 틴트'를 판매하면서 퍼진 단어로 외국에서는 이런 계열의 제품들을 리퀴드 스테인, 혹은 립 스테인으로 부르는데, 하필 한국에서 전지현이 엽기적인 그녀에 출연하면서 입술에 베네피트의 '베네틴트'를 바르며 입소문을 타 아예 틴트로 굳어지게 돼버린 것이다. 즉, 틴트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한국의 코스메틱 제품들은 이 베네틴트의 카피캣들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카피하면서 간과한 사실이 있었으니, 이 틴트가 최초로 만들어진 이유와 어원에 대해 누구도 알아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는 1977년,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던 한 스트리퍼가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는데, 그녀는 자신의 유두 색상이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아 더 많은 팁을 벌 수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의 유두 색상을 바꿀만한 좋은 방법을 찾아내야했고, 마침내 더 페이스 플레이스의 두 자매를 찾아가게 된다.
뷰티 해결사를 자처하던 자매였으므로, 그녀의 고민을 일단은 해결해 주기 위해 그녀의 유두색을 핑크빛으로 만들어 줄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던 니플 스테인(...), 로즈틴트를 탄생시키고야 말았고, 그녀를 위해서 만든 제품인 만큼 작명도 그저 유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렇다, 틴트의 어원은 다름 아닌 Tit(유방)이었던 것이다.
당연하게도 이 제품은 그녀들이 대중적으로 판매하고자 만든 제품이 아니였으므로 별 다른 기대 없이 그녀의 고민만 해결하는 것으로 끝난 줄 알았으나, 그녀가 가지고 간 '로즈 틴트'는 그녀의 유두색을 그야말로 엄청나게 매력적으로 만들면서 샌프란시스코 전역의 스트리퍼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버렸고, 그 후 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리면서 지금의 명성에 이르게 된 것이다.
결국 반 강제적으로 '로즈 틴트'를 불티나게 팔아야 했던 두 자매는 1980년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 두 번째 매장을 열어야만 했고, 그 인기가 도저히 식을 줄을 모르면서 1986년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케빈 어코인이 직접 '로즈 틴트'를 발주하기까지 이르게 된다.
흥할대로 흥해버린 '더 페이스 플레이스'의 두 자매는 정신수양을 위해 이탈리아로 여행을 가면서 두 사람의 매장을 하나의 브랜드로 바꾸기 위해 새로운 이름을 의논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이탈리아인들이 기분 좋을 때마다 '베네 베네!' 외치는 것에 꽂혀 베네(Bene, 좋다)와 피트(fit, 딱 맞다)의 합성어 '베네피트'를 작명하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1990년 더 페이스 플레이스를 베네피트 코스메틱스로 개명하였고, '로즈 틴트'는 '베네틴트'로 개명한 뒤 이를 입술과 볼에도 바를 수 있게 개량하여 재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른 브랜드들과는 달리 근본이 그렇고 그랬기 때문에(...) 입소문과 유쾌한 마케팅으로 차별점을 두어 매장을 늘려 나가기 시작했고, 1997년에는 런던으로 진출하면서 큰 인기를 끌자 런던 해러즈 백화점에도 매장을 오픈하게 된다.
그러자 명품 브랜드 킬러 LVMH가 베네피트의 유럽권 활동을 지켜보면서 미국 외 국제적 영향력에 주목했고, 당시 코스메틱 브랜드 입지를 다지려 메이크업 포에버를 인수하던 중에 베네피트도 같이 인수해버리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창업주를 무시하는 형태의 일방적인 브랜드 인수 합병이 아니었던지라, 여전히 포드 자매의 딸들이 베네피트의 얼굴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베네피트를 알리고 있기에 그 역사성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브랜드라 할 수 있겠다.
참고로 한국 베네피트에서는 틴트의 발전사에 대해서 다소 묵인하는 편인데, 국내 정서상 얘기해봐야 득이 되진 않으니 당연하다 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은 절대 숨길래야 숨길 수 없으니 어차피 불티나게 팔리니까 팔아재낀 건 사실이지 않은가(...). 좀 더 당당하게 얘기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아... 없구나.
근본은 맥과 메이크업 포에버보다 훨씬 앞서는 베네피트이나, 사실상 그분들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오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앞으로 틴트를 얘기할 때 한 번 더 집고 넘어가게 되지 않을까 싶고 그런 느낌이 드는 건 또 왜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