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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oir / 메이크업 포에버(MAKE UP FOR EVER)에 대해 알아보자

264cafe 2020. 3. 21. 12:29

메이크업 포에버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프랑스판 맥(MAC)이라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이 두 브랜드 사이의 기묘한 관계인데, 나는 이것을 코스메틱 업계 3대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정의하고 있다. 왜 이것이 미스터리냐 하면, 이 두 브랜드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기 때문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크게 네 가지가 있는데, 우선 첫 번째로 두 사람이 공동으로 창업했다는 것. 두 번째는 1984년 오픈했다는 것. 세 번째는 전문적인 색조 브랜드를 표방했다는 것. 네 번째는 21세기가 오기 직전, 둘 다 대기업에 먹혀버렸다는 것이다.

 

기이할 정도로 비슷한 길을 걸었던 두 브랜드는 결국 대중적인 인지도나 성향, 인식까지 동일하게 여겨지게 되었고, 덕분에 소비자들끼리 떡밥을 양산하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실 저 정도 공통점이야 우연으로 만들어질 수 있겠지만, 이보다 더 기이한 점으로 인해 이 미스터리를 가중시킨 면이 있는데. 그게 무엇이냐 하면, 바로 두 브랜드 사이에 공통분모들이 서로 연관성을 전혀 띄고 있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 저희 둘이요?

맥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메이크업 포에버는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됐었다. 맥의 창업주들은 서로 연인이었으나 게이였기에 당시 시대상 결혼을 할 수 없었고, 메이크업 포에버의 창업주들은 부부였다. 맥은 당시 색조 화장품이 다양하지 않았고 원하는 품질도 없었으나 전문 분야가 아녀서 창업주의 공돌이 예비 처남까지 끌고 와 부엌에서 화장품을 제조했고, 메이크업 포에버는 창업주인 다니 산츠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꾸준히 연구 개발을 진행해 제조했다.

 

이후부터 차이는 더 두드러지는데, 맥은 백화점에 첫 매장을 만들었지만 메이크업 포에버는 파리의 작은 골목에 입점하며 시작되었고, 맥은 미국 시장 진출까지 마돈나의 등에 업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갔지만, 메이크업 포에버는 별 다른 사건 없이 조용히 꾸준하게 성장해갔다. 무엇보다 맥의 창업주는 1997년 수술 중 심정지로 인해 사망하고 남은 지분을 에스티 로더에 팔아버림으로 맥의 역사를 끝냈지만, 메이크업 포에버의 창업주는 아직도 정정하신 데다가 현재 메이크업 포에버의 아티 디렉터로 활동 중에 있다.

 

이 기간 동안 두 브랜드는 서로 알지도 못했고, 인사는커녕 일면식 조차 없었다. 그러니 이것을 우연의 일치로 보기에는 너무도 기묘했던 거다.

 

어째 말하면 할수록 일요일 오전에 봐야할 것 같다

이 기이한 우연은 해외에서도 오랜 떡밥으로 남아, 맥이 메이크업 포에버를 표절했다는 둥, 메이크업 포에버와 맥의 관계는 도대체 뭐냐는 둥, 맥과 메이크업 포에버 사이에 무엇이 더 좋냐는 등. 수많은 떡밥을 만들어내며 두 브랜드 사이의 기싸움을 거의 수십 년 넘게 해왔을 정도로 의문시되고 있었는데,

 

나스랑 펜디도 대결 구도를 그리지만 가장 큰 떡밥은 역시 맥이다

심지어는 서로 비슷한 가격대와 비슷한 인지도, 서로 근본 있는 색조 브랜드를 표방했던지라 쉽게 오해가 생기면서 떡밥은 가면 갈수록 불어났을 것이고, 당사자들은 당연히 아무것도 모르는 문제(?)였던 만큼 언급은커녕 얘기할 무언가 조차 없었을 것이다.

 

구태여 설명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정말 모든 게 우연의 일치였던 데다가 세부적으로 보면 그리 닮은 것도 아니였으니까..

 

왜 닮았어? / 모르는데요

현재 메이크업 포에버는 파리의 초대형 사치품 기업인 LVMH 그룹에서 인수해 디올, 셀린느, 펜디, 루이비통 같은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데, 이조차 에스티 로더 그룹의 맥 인수와 비슷하게 그려져서인지 그룹까지 라이벌 구도가 되면서 재미있는 그림이 심심찮게 나오게 되자 코스메틱 업계 3대 미스터리를 지속해 나가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맥과 메이크업 포에버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창업주인 다니 산츠가 아직까지 건재해 브랜딩 관리와 사후관리가 철저하다는 것이다. 성숙한 브랜드로 육성된 메이크업 포에버는 현재의 맥과 비교했을 때 그 차이가 확실히 더 돋보이는데, 맥은 초기에 지켜왔던 신념이 모조리 사라지면서 내적으로 다양한 사건 사고를 일으킨 데다, 자본주의적인 태도로 돌변해 이제는 무턱대고 다양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카카오 프렌즈와 콜라보 같은 사례를 예시로 들 수 있겠다.

 

모든 연령, 인종, 성별 안가리는 카카오와 맥의 합작

그러나 메이크업 포에버는 이제껏 단 한 차례의 논란이나 사건도 일으키지 않았고, 브랜드의 가치를 훼손하거나 소비자를 우롱하지도 않았으며 변함없이 메이크업 포에버가 지닌 가치를 꾸준히 지켜왔다.

 

따라서 나는 맥보단 메이크업 포에버를 더 좋아한다. 무엇이 더 우위냐 하면 메이크업 포에버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이것이 코스메틱 브랜드의 근본이며, 변함없이 지켜야 할 가치를 지켜온 브랜드에게 주어지는 명성이라 생각하니까, 메이크업 포에버는 이름 그대로 영원할 것이다. 그 근본이 맥처럼 훼손되지 않는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