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oir / 디어달리아(DEAR DAHLIA)에 대해 알아보자
코스메틱 업계에서 날아오르는 사례는 신규 브랜드 런칭과 동시에 이어지는 마케팅 외에는 웬만하면 드물다고 볼 수 있는데, 어째서인지 3년 내내 날아오르는 브랜드가 있었다. 바로 지금 소개하는 브랜드인 디어달리아다.
처음부터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를 표방하며 튀어나온 디어달리아는 2017년에 런칭한 신생아 브랜드다. 신생아 브랜드임에도 신생아스럽지 않은데, 프리미엄을 표방한 신생아들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소비자가 납득할만한 브랜드는 그동안 단 한 번도 없었다. 프리미엄이라고 무엇하나 달라지던가? 어차피 다 비슷한 소재, 비슷한 컨셉이라 가격대의 차이만 있어 큰 호응을 얻기 힘들었다.
거기에 디어달리아는 근본도 없다. 출신도 불명이다. 가격은 백화점 입점 브랜드들의 양 볼 따귀를 얼얼하게 때릴 정도에다 객관성이라곤 찾아보기도 힘들어 포지셔닝도 어중간한데 그런 디어달리아를 소비자는 납득했다. 왜냐.
바로 미칠듯한 디자인 때문이었다.
보자마자 아모레가 투자금을 넣고, 벤처 팔로워까지 붙어버린 바로 그 디자인. 공개 한 달 만에 완판 나 버린 바로 이 디자인 덕분에 말 그대로 센세이션을 일으켜버린다. 한국 코스메틱 업계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으로 빠르게 스타덤에 오른 디어달리아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에 당황하면서도 흥이 돋아 기존 계획보다 더 빠른 수준으로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를 다져가기 시작했다.
이때 어찌나 러브콜이 심했느냐면, 현재 웬만한 대형 면세점과 백화점에 입점하고 아리따움, 시코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데다가 해외 쪽으로도 발을 넓혀 글로벌 인지도를 쌓아 올리고 있을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오죽하면 중국에서 출시 1년 만에 표절, 카피캣 상품까지 제조 판매했을 정도 심했다.
성공의 표준을 카피 제품의 등장이라 보는 시각도 많은 편이다. 그런 의미하에 디어달리아는 현재 성공했을까? 객관적으로 보면 아직은 아니라고 일축할 수 있다. 여전히 근본 없이 디자인만 믿고 어마어마한 투자금을 쥐어 활로를 개척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경쟁력은 디자인 하나에만 있어 수틀리면 쌓아 올린 이미지가 한 방에 무너질 수도 있는 위험 요소로 산재해 있다. 높은 가격을 형성한 것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인 데다가 새로운 유려한 디자인이 근본 있는 브랜드에서 대체재로서 판매된다면 그나마 가지고 있던 경쟁력도 위태로워지는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어서 말이다.
어쨌든 무진장 예쁜 건 변함 없다. 예전에도 얘기했지만, 화장품의 품질과 기업 윤리성은 이미 모든 브랜드가 다 비슷하다. 동물실험 안 하고, 보장된 식물성 원료만 사용하고, 사회적 기부와 공헌도 좀 하고... 업계 트렌드인 만큼 표준은 다 똑같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유일한 경쟁력을 찾아내 활로를 개척한다. 그게 디어달리아다. 그 유려한 디자인 속은 거품일지 아니면 탄탄한 벽돌일지는 아직 모른다. 그저 예쁘기에 아직은 지켜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