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oir / 기술의 발전은 코스메틱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특이점의 시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앞으로도 사람이 할 일을 기계가 대신하게 되면서 수많은 업종이 사라지고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걸 잘 알고 있다. 당연하게도 코스메틱 시장조차 예외가 아니여서 이미 각종 아이디어가 현실적으로 논의되고 있고 그 프로토타입을 실현하고 있다.
화장을 프린팅할 뿐만 아니라 직접 그려주거나 지워주는 기계가 나온다면, 심지어 색조나 디자인마저 빅데이터를 이용해 사용자의 취향에 반영한 결과를 그대로 그려주는 물건이 나온다면, 코스메틱 시장은 물론이고 관련 서비스 업종마저 모조리 위협받게 될 거란 건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사실이다.
인체 조직을 프린팅해 얼굴에 마스크를 씌워 피부를 보정하면서 간이 성형까지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화장품을 3D 프린터로 제작해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얻을 수 있는 뷰티 자판기 같은 걸 제작하는 기업도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코스메틱 업계의 판단은 굉장히 안일하다. 심지어는 긍정적이기까지 하다. 어떤 쪽은 환경에, 어떤 쪽은 프리미엄에, 어떤 쪽은 아예 기술의 발전이 뷰티 시장에 혁신을 몰고 올 거라 주장한다. 혁신은 혁신이다. 좋은 쪽이든 안 좋은 쪽이든 말이다.
그리고 이런 안일한 판단은 혁신이 코앞까지 와도 기존의 체제가 무너지는 것이 두려워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다가 결국 다른 시장에서 숟가락을 얹으며 먹혀버리곤 하는데, 필름 카메라 시장을 개척해 업계를 평정했던 코닥은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였음에도 필름을 고집하다 각종 전자기기를 생산하던 소니에게 주도권을 빼앗겨버렸었고, 미국의 비디오/DVD 렌탈 업계 1위였던 블록버스터는 온라인 스트리밍 시대에도 오프라인 서비스에 집착하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후발주자와 애초에 관련 업종이 아니었던 업체들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삼성이 코스메틱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건 말이 되지 않지만, 3D 코스메틱 프린터를 생산에 널리 보급하여 코스메틱 서비스 시장 자체를 격변시킬 수도 있다. 돈이 된다면 구글과 아마존도 기꺼이 뛰어들어 시장 자체를 헤집어 놓을지 모른다. 그러니 이제 안일한 생각보다 코스메틱 시장의 발전을 위해 직접적으로 혁신을 주도해야 할 때이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이득을 보고 싶다면 말이다.